
“지식은 대충 훑어서 얻는 것이 아니다. 습득하고 사용하고 연결하고 완성해야 한다.”
- “아비투스”, “도리스 메르틴”
☐ 책 한 권을 다 읽고 나면 뿌듯함이 밀려옵니다.
- 좋은 강연을 듣거나 다큐멘터리를 보고 났을 때도 마찬가지입니다.
- 무언가 머릿속이 꽉 찬 느낌, 한 뼘쯤 성장한 느낌이 듭니다.
- 그런데 이상하게 며칠 뒤 누군가 그 내용을 물어보면 입이 떨어지지 않습니다.
- 분명히 읽었고, 분명히 이해했다고 생각했는데 말이죠.
☐ 저는 이 현상을 이렇게 정리하고 싶습니다.
- 읽고 듣는다고 해서 지식이 얻어지지 않는 것이 아니라
- 더 정확하게는 내 식대로 소화하지 않으면 지식이 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 책과 강연은 분명 무언가를 전달해 줍니다.
- 다만 그것이 내 안에서 지식으로 자리 잡으려면
- 읽고 듣는 것과는 전혀 다른 과정이 필요합니다.
‘안다’와 ‘지식’은 무엇이 다를까요?
☐ ‘안다’는 어디선가 들어본 적이 있고, 그 내용을 접했을 때
- “아, 그거 알아” 라고 반응할 수 있는 상태입니다.
- 정보가 머릿속 어딘가에 ‘보관’되어 있는 상태죠.
☐ 반면 ‘지식’은 필요할 때 꺼내 쓸 수 있는 상태입니다.
- 다른 개념과 연결할 수 있고
- 새로운 문제에 적용할 수 있고
- 내 언어로 쉽게 설명할 수 있습니다.
- 보관이 아니라 ‘체화’된 상태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 읽고 보는 것만으로 얻어지는 것은 대부분 전자입니다.
- ‘안다는 느낌’은 확실하게 남습니다.
- 하지만 그 느낌이 지식이라는 착각을 일으키기 때문에
- 우리는 계속 다음 책과 다음 영상으로 넘어가면서도
- 정작 지식은 쌓이지 않는 경험을 하게 되는 것입니다.
습득은 시작에 불과합니다
☐ “아비투스”의 저자 도리스 메르틴은 이 지점을 정확하게 짚습니다.
“전문 서적, 코칭, 테드 강연, 다큐멘터리, 구글 아트 등을 통한 지식 습득은 시작에 불과하다”
그렇다면 그다음은 무엇일까요? 메르틴은 지식을 내면화하려면 실행, 모방, 실험, 토론, 질문, 변형, 가치 창조, 한계 확장을 통해 학습해야 한다고 말합니다.
☐ 이 목록을 보면 전부 ‘내가 움직여야 하는 일’이라는 것이 보입니다.
- 실행도, 토론도, 질문도, 변형도 가만히 앉아 읽고 듣는 것만으로는 일어나지 않습니다.
- 습득이 정보를 ‘받는’ 과정이라면
- 내면화는 그 정보를 가지고 ‘무언가를 하는’ 과정입니다.
- 지식은 받는 쪽이 아니라 하는 쪽에서 만들어집니다.
제게는 글쓰기가 그 과정입니다
☐ 저도 이렇게 꾸준히 글을 쓰는 데에는 물론 누군가에게 보여주고 싶은 마음도 있습니다.
- 하지만 더 큰 이유는 스스로 정리해야 비로소 지식이 된다는 것을 알기 때문입니다.
☐ 이 글을 쓰면서도 그 과정을 똑같이 겪었습니다.
- 처음에는 ‘“읽는 것만으로는 지식이 안 쌓인다”는 문장 하나로 시작했는데
- 쓰다 보니 막혔습니다.
- 그러다 ‘안다’와 ‘지식’의 차이를 먼저 정리하지 않으면
- 다음 문장을 쓸 수 없다는 생각이 들었죠.
- 그래서 찾아보고,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지고 정리했습니다.
- 그 과정을 거치고 나니 좀 더 선명하게 글을 쓸 수 있게 되었습니다.
☐ 메르틴이 말한 질문, 토론, 변형이 그렇게 거창한 것이 아니라
- 글을 쓰다 막히고, 막혀서 찾아보고, 찾아본 것을 내 문장으로 다시 쓰는 일.
- 그 안에 이미 다 들어있는 것입니다.
쓰기 전에는 안다고 생각했습니다
☐ 글쓰기를 하다 보면 자주 겪는 일이 있습니다.
- 정말 잘 아는 것 같아서 글을 쓰기 시작했는데
- 막상 쓰다 보면 잘 몰라서 더 찾아보게 되는 것입니다.
☐ 쓰기 전의 ‘안다’는 느낌은 대부분 착각입니다.
- 그리고 글쓰기는 그 착각을 가장 정직하게 드러내 주는 도구입니다.
- 빈 화면 앞에서는 어디까지 알고 어디부터 모르는지 숨김없이 드러나기 때문입니다.
- 그 빈틈을 하나씩 메워 가는 과정이 곧 습득한 것을 사용하고, 연결하고, 완성하는 과정입니다.
☐ 지식은 대충 훑어서 얻는 것이 아닙니다.
- 백 권을 훑는 것보다, 그 내용으로 한 편의 글을 쓰는 것이 남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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