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범한 사람의 경제공부노트

경제는 왜 호황과 불황이 반복될 수밖에 없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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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람은 예측 가능한 것을 좋아합니다.

  • 월급이 매달 같은 날 들어오고, 물가가 크게 흔들리지 않고, 내년에도 올해와 비슷할 것 같은 상태.
  • 그게 편안한 삶입니다. 저도 그렇습니다.

☐ 그런데 경제에서는 이 편안함이 조금 이상하게 작동합니다.

  • 예측이 가능해지면 사람들은 그 예측을 믿고 판돈을 키웁니다.
  • 그리고 판돈이 커진 상태에서는 경제는 더 이상 안정적이지 않습니다.

위험이 사라진 것처럼 보일 때

☐ 모건 하우절은 “불변의 법칙”에서 이런 상상을 해보라고 합니다.

“주식 시장이 절대 하락하지 않는다고 상상해보라. 시장 안정성이 거의 확실하고 주가는 계속 오르기만 한다. 당신이라면 이럴 때 어떻게 하겠는가? 아마 주식을 최대한 살 것이다. 주택담보 대출을 받아서 주식을 더 살 것이다. 한쪽 신장을 팔아서라도 더 사고 싶은 마음이 들 것이다. 누군들 그렇지 않겠는가!”

  • 모건 하우절, “불변의 법칙”

☐ 투자를 한다면 모두 이렇게 하고 싶지 않을까요?

☐ 이 말을 분석해보면

  • 가격이란 결국 사람들이 지불한 금액입니다.
  • 모두가 낼 수 있는 가격 이 최대치를 이미 지불해 버린 시장에는 더 오를 여지가 남아 있지 않습니다.
  • 즉 ‘절대 하락하지 않는다’는 전제를 모두가 진심으로 믿는 순간, 그 전제는 자기 자신을 부정합니다.

☐ 물론 현실에서 이런 확신을 품는 사람은 없습니다.

  • 현실에서는 훨씬 약한 버전으로 굴러갑니다.
  • 아무도 ‘절대’라고 말하지 않죠.
  • 다만 몇 년째 별일 없었다는 사실이 조용히 ‘별일 없을 것’으로 바뀝니다.
  • 확신이 아니라 방심입니다.

☐ 문제는 방심이 확신과 같은 방향의 행동을 만든다는 데 있습니다.

  • 정도만 다를 뿐입니다.

어떤 경제학자가 남긴 한 문장

☐ 세인트루이스 워싱턴대학교의 경제학 교수였던 하이먼 민스키는

  • 경제의 내재적 특성상 호황과 불황이 반복될 수밖에 없다고 보았습니다.

☐ 왜 ‘내재적’이냐면

  • 경제가 오래 안정적이면 시스템 전체가 위험한쪽으로 방향을 조금씩 옮겨갑니다.
  • 대담하게 빌린 사람이 실제로 돈을 버니까요.
  • 성공이 눈앞에서 증명되면 다른 사람들이 따라합니다.
  • 은행도 따라갑니다.

☐ 잘 굴러가는 동안 시스템 안에서 폭탄이 자라는 구조라는 뜻입니다.

  • 그리고 그 폭탄은 누군가의 음모가 아닙니다.
  • 자산 가격이 오르는 것 말고는 갚을 방법이 없는 상태에 들어간 평범한 사람들의 이야기입니다.
  • 우리가 지난 몇 년간 부동산 시장에서 익숙하게 봤던 풍경이기도 하고요.

☐ 민스키가 남긴 문장은 짧습니다. “안정이 불안정을 낳는다.”

왜 매번 처음 겪는 일처럼 반복될까

☐ 이해 안 되는 건 여기입니다.

  • 한번 크게 데었으면 다음엔 조심해야 하는데 몇 년만 잠잠하면 정말로 그전엔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똑같은 일이 반복됩니다.

☐ 이유는 몇 가지가 겹쳐 있는 것 같습니다.

  • 위기를 직접 겪은 사람들은 은퇴하고 다음 세대는 그 위기를 기록으로만 압니다.
  • 조심했던 사람은 안정기 내내 수익률에서 뒤쳐지고 대담했던 사람은 보상을 받습니다.
  • 무엇보다, 조심하는 것은 매일매일 비용이 들지만, 그 비용이 값어치를 하는 순간은 몇 년에 한 번 뿐입니다.

☐ 경제의 가격이란 결국 그 물건의 효용이 아니라 사람들이 원하는 정도에 가깝습니다.

  • 그리고 사람이 무언가를 원하는 방식은 바뀌지 않습니다.
  • 하우절이 자기 책 제목을 “불변의 법칙”이라고 붙인 이유도 여기에 있을 겁니다.

불황 뒤에는 반드시 호황이 올까

☐ 불황 뒤에는 호황이 올 수 있지만 이 문장은 조금 위험합니다.

☐ 일본 닛케이 지수는 1989년 12월 최고점을 찍은 뒤

  • 그 고점을 다시 넘어서는 데 34년 2개월이 걸렸습니다.
  • 2024년 2월의 일입니다.
  • 반등이 오긴 왔습니다.
  • 다만 서른 살에 물린 사람이 예순다섯이 되어서야 본전에 도달했다는 뜻입니다.

☐ 그래서 문장을 이렇게 바꾸는 게 맞겠습니다.

  • ‘회복은 대체로 오지만, 내 시간표에 맞춰 오지는 않는다.’

☐ 반드시 온다고 믿으면 버티기만 하면 되지만

  • 34년을 버티려면 그 34년 동안 팔지 않아도 되는 돈이어야 합니다.
  • 이자를 감당할 수 없는 돈으로 들어간 사람은 바닥까지 버틸 수가 없습니다.

예측 대신 할 수 있는 일

☐ 민스키의 가설이 위기의 시점을 알려주진 않습니다.

☐ 민스키는 빚을 진 사람과 기업을 세 가지로 나눴습니다.

  • 벌어들이는 돈으로 원금과 이자를 모두 갚아나갈 수 있으면 헤지 금융,
  • 이자는 내지만 원금은 만기에 다시 빌려서 막아야 하면 투기 금융,
  • 이자조차 감당하지 못해 자산 가격이 오르는 것 말고는 방법이 없으면 폰지 금융.

☐ 앞에서 말한 ‘위험한 쪽으로 옮겨간다’는 게 바로 이 이동입니다.

☐ 질문은 하나로 좁혀집니다.

  • 지금 내 대출은 이 셋 중 어디에 있을까요?

☐ 저도 시장이 조용할 때는 이런 생각을 잘 하지 않습니다.

  • 조용할 때 대비하라는 말은 다들 알지만
  • 실제로는 시끄러워지고 나서야 계산기를 두드리게 되더군요.
  • 그래서 이 글도 썼습니다.

SPELL QUEST · 문장 수선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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