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저는 의견 차이와 갈등을 싫어합니다.
- 아마 대부분이 그럴 겁니다.
- 회의에서 언성이 조금만 높아져도 마음이 불편해지고
- 일 자체보다 그 과정에서 생기는 감정소모가 더 힘들게 느껴질 때가 많습니다.
- 그래서 가능하면 부딪히지 않는 쪽을, 조용히 넘어가는 쪽을 택하게 됩니다.
☐ 그런데 이언 레슬리는 “다른 의견”에서 정반대의 이야기를 합니다.
“갈등은 모든 창의적 협업의 중요한 요소다. 혁신과 창의성 자체가 세상과의 갈등에서 나오는 것이라고 말할 수 있다.”
- “다른 의견”, “이언 레슬리”
☐ 갈등이 협업을 방해하는 요소가 아니라, 창의적 협업의 재료라는 겁니다.
- 처음에는 이해가 잘 안되는 말이지만, 생각해볼수록 맞는 말 같습니다.
☐ 어떤 의견이든 항상 부족한 점이 있기 마련이고
- 잘못된 판단 하나가 회사를 안 좋은 방향으로 끌고 갈 수 있습니다.
- 그렇다면 실행에 옮기기 전에 내 판단에 빠진 것은 없는지, 최악의 경우 리스크는 어떻게 되는지 누군가 두드려봐 주어야 합니다.
- 그 두드리는 과정이 바로 갈등입니다.
왜 혼자서는 안 되는 걸까
☐ 그런데 굳이 다른 사람과 부딪혀야 할까요?
- 혼자서 차분히, 스스로 반대 입장에 서보면서 검토하면 되지 않을까요?
☐ “이성의 진화”는 이 질문에 흥미로운 답을 내놓습니다.
- 인간의 추론 능력은 애초에 혼자서 진리를 찾기 위해 진화한 것이 아니라
- 타인을 설득하고 타인의 주장을 평가하기 위해 진화했다는 것입니다.
☐ 이 관점에서 보면 확증편향은 ‘버그’가 아니라 ‘기능’입니다.
- 내 주장을 만들어낼 때 인간은 철저히 내 편에서 유리한 근거만 찾습니다.
- 반면 타인의 주장을 평가할 때는 꽤 날카롭고 공정해집니다.
- 즉 인간의 추론은 비대칭적으로 설계되어 있습니다.
- 생산자로서는 편향적이고, 평가자로서는 유능합니다.
☐ 그래서 혼자 아무리 숙고해도 결과가 좋아지지 않습니다.
- 편향적인 생산만 반복되고, 그것을 검증해줄 평가자가 없으니 자기 확신만 점점 강해집니다.
- ‘혼자서 반대 입장에 서보기’가 잘 안되는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 애초게 그렇게 쓰라고 만들어진 도구가 아니기 때문입니다.
☐ 내가 편향적으로 주장하면, 상대가 날카롭게 평가해주고
- 상대의 주장은 내가 평가해줍니다.
- 갈등이란 이 인지적 분업이 돌아가는 소리인 셈입니다.
- 시끄러운 게 정상입니다.
문제는 갈등이 아니라 환경
☐ 물론 모든 갈등이 좋은 결과를 낳는 것은 아닙니다.
- 관건은 갈등의 유무가 아니라 갈등이 벌어지는 환경입니다.
☐ 이전 글에서 다뤘던 라이트 형제가 좋은 예입니다. = 형제의 아버지는 저녁마다 두 아들에게 주제를 주고, 예의에 벗어나지 않는 한 최대한 격렬하게 논쟁을 벌이게 했습니다.
- ‘격렬하게, 그러나 예의 있게.’
- 이 두 조건이 동시에 충족되는 환경을 만들 수 있다면,
- 갈등은 소모전이 아니라 더 좋은 의견과 방향을 뽑아내는 장치가 됩니다.
- 같이 보면 좋은 글 : 비행기를 만든 라이트 형제의 진짜 비밀
☐ 그런데 솔직히 말해, 직장생활을 하면서 이런 환경을 만나기란 정말 어렵습니다.
- 평가 구조 자체가 구성원끼리 경쟁을 하게 설계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 이런 구조 안에서 누군가의 의견에 반대하는 것은
- 더 나은 답을 찾으려는 시도가 아니라, 상대방을 깎아내리려는 시도로 읽히기 쉽습니다.
- 반론을 던지는 사람도, 받는 사람도 그렇게 학습되어 있습니다.
☐ 그래서 갈등을 일부러 유발하면서도 예의가 지켜지는 환경을 만들 수 있는 사람은
- 어쩌면 창업자밖에 없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합니다.
- 창업자는 평가 구조 바깥에 있는 유일한 사람이고
- ‘여기서는 아이디어를 공격하는 것이 곧 기여다’라는 규칙을 세울 수 있는 유일한 사람이기 때문입니다.
팽팽한 갈등을 풀어주는 안전밸브, 유머
☐ 마지막으로 하나 더. 아무리 규칙을 잘 세워도 갈등상황은 팽팽해지기 마련입니다.
- 그 긴장을 풀어주는 도구 중 하나가 의외로 유머입니다.
“유머는 팀워크의 중요한 기술인데 경영 이론가들은 이 기술을 간과하는 경향이 있다.”
- “다른 의견”, “이언 레슬리”
☐ 회사에서 일을 하다보면 내탓으로 일이 잘못되기도 하고, 남탓으로 일이 잘못되기도 합니다.
- 하지만 누구 탓이든 어쨌든 해결해야 하는 일이라는 사실은 변하지 않습니다.
☐ 이때 유머는 갈등 상황의 안전밸브 역할을 합니다.
- 어려운 이슈를 헤쳐 나가는 과정에서 씁쓸하게 갈라서는 대신
- 함께 웃으며 한편이 될 수 있다면, 어차피 해결해야 하는 일이 조금이나마 덜 피곤해집니다.
☐ 웃음은 ‘우리는 지금 싸우고 있지만, 여전히 같은 편’이라는 신호이기 때문입니다.
마치며
☐ 갈등은 여전히 불편합니다.
- 저도 앞으로 회의에서 반대의견을 마주하면 속이 쓰릴 겁니다.
- 하지만 인간은 혼자서 좋은 생각을 완성할 수 없도록 만들어진 동물이고
- 갈등은 그 한계를 메우는 인지적 분업입니다.
☐ 그렇다면 창업자가 할 일은 갈등을 없애는 것이 아니라
- 갈등이 안전하게 벌어질 수 있는 판을 깔아주는 것 아닐까요.
- 격렬하게, 그러나 예의 있게. 그리고 가끔은 함께 웃으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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